일상

좌충우돌 초보운전 양재꽃시장 / 서울 도전기

스타봉자 2022. 4. 11. 23:44

3/19 토요일 초보 운전 2개월 차.. 미뤄졌던 동사나사 집들이를 위해 강서구에 가보기로 했다.

가는 길에 양재꽃시장이 있길래 겸사겸사 미리 만나서 방문해보기로 했다. 이미 몽몽이(car)와 함께 불광역 친구네도 다녀오긴 했지만, 양재 쪽은 뭔가 엄청난 차들이 있을 것 같아 덜덜 떨며 양재꽃시장으로 출발했다.

 

생화를 파는 곳은 1시까지만 영업을 한다고 해서 양재꽃시장에서 11시까지 만나기로 하고 집(동탄)에서 10시쯤 출발했다.

(내비게이션엔 1시간이 안 걸리지만 나는 초보고,, 이 날은 비가 온다고 했으므로..)

 

그런데 이게 무슨 일..? 출발하고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눈이 내리는 게 아니겠음..?

초보운전인 나한테는 정말 손과 발에 식은땀이 주륵주륵 흐르는 일이었다.

심지어 엄마가 말해준 버튼(서리방지)을 켜고 갔음에도 양옆 창문과 사이드미러가 뿌옇게 흐려지자 진짜 눈물 날 뻔했다.

결국 고속도로에서 눈도 오는데 창문 열고 달렸다.. 시원했다.. (엄마한테 나중에 다시 물어봐야지..)

 

 

(두둥)

 

 

우여곡절 끝에 양재꽃시장에서 동료들과 꽃 구매를 마친 후 강서구에 살고 있는 동사나사 집으로 향했다.

(이땐 몰랐지... 무슨 일이 일어날지..)

 

생각보다 문제없이 동사나사의 집에 거의 도착한 나는 조금 우쭐해져 있는 상태였었다^^

(눈과 비 그리고 서울길을 큰 문제없이 도착했기에)

 

그런데 내비게이션이 이상한 데서 갑자기 도착했다며 안내를 종료하는 게 아닌가..?

알고 보니 동사나사의 집이 신축이라 내비게이션이 제대로 모르는 듯했다.

 

좁은 골목이었던 터라 나는 누가 오면 큰일이다 싶어서 일단 바로 옆에 있던 다른 주차장에 잠시 들어가서 전화를 걸었다.

집이 어디인지 확인한 나는... 나는... 뒤를 조심하며.. 후진하기 시작했다..

 

 

그 순간...

 

 

 

.....

몽몽이가 2개월 만에 첫 부상을 당했다.

다시 보니 마음이 찡하다..^^

 

후진을 신경 쓰느라 왼쪽 기둥을 못 봐서 콩 했는데 저렇게 푹 들어가 버렸다.

허허... 생각보다 연약한 몽몽이... 나를 지켜줄 수 있겠니..?

 

(골목 조심하세요.. 이 날 같이 갔던 동료분 차도 흠집이 나서 정말 둘이서 어이가 없어서 웃었다요^^)

암튼..... 이때까지 이게 이 날의 최대 사건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

 

 

(두둥 2부)

 

 

모여서 집들이 겸 영화를 보다 보니 슬슬 날이 어두워졌고 아직 깜깜한 밤에 운전을 안 해본 나는

7시..? 좀 넘어서 동사나사의 집에서 출발했다.

 

이 정도야 괜찮지~~ 하고 출발했는데 출발하자마자 바로 길을 잘못 들었고..

그때가 시작이었다..

 

이 날 기름이 별로 없어서 중간에 넣어야지 넣어야지 생각을 계속했는데

초보 운전인 나에게 중간에 길을 빠져서 주유소에 들어가기란 어려웠고 계속 못 넣었던 것이다...

(기름이 없으면 아예 주유소를 먼저 들러서 갔어야 했는데 이때는 그런 걸 몰랐다...)

 

길을 잘못 든 건 그냥 오래 걸리는 거니까 괜찮았는데

기름이 없는데 길을 자꾸 잘못 드니까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다...

 

잘못 길을 드는 곳곳마다 주유소가 없었고 멈출 수가 없었다...

(결국 고속도로에 진입)

 

내비게이션에서 마지막 휴게소를 안내해준 순간 온 신경이 저기다 라는 생각밖에 없었다...

몇 km 전부터 휴게소.. 휴게소.. 휴게소.. 하면서 휴게소로 빠질 준비만 하고 있었다.

 

드디어 내비게이션에서 잠시 후 휴게소입니다~라는 말과 함께 내 앞에 있는 차가 오른쪽으로 빠지자

나도 자연스럽게(?) 같이 오른쪽으로 빠졌다 ^^.... 지옥으로..

 

ㅎ.....

 

오마갓 진짜 다시 생각해도 아찔하다..

결국.. 나는 또 어디인지 모르는 곳으로 빠졌고 예상 도착시간은 계속 계속 늘어났다.

 

생전 처음 보는 길이 이어졌고 가다 보면 주유소 한 개쯤 있겠지 있겠지 하면서 가다 보니

또 고속도로로 들어가게 됐는데.... 이때까지만 해도 고속도로니까 휴게소 하나쯤 있겠지.....

했는데 휴게소 따윈 나오지 않았고....

 

주유등이 켜지고...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다.....ㅎ

 

주유 칸이 그렇게 바닥에 닿는 건 처음 봤던 것 같다.

달리다가 너무 무서워져서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스피커폰을 켜놓고... 엄마한테 사정을 얘기하자 엄마한테 혼났다 ㅎ...(당연히...)

 

근데 이 때는 너무 무서워서 엄마한테 지금 혼내지 말고 일단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얘기해달라고 역으로 뭐라 했다 ^^... (철없는 딸)

죄송합니다.. 너무 무서웠어요

 

엄마는 일단 갓길에 멈추라고 했는데 그때 달리던 길은 갓길이 없었다 ㅠㅠㅠ

갓길이 없다고 하니 어디쯤이냐고 해서 그때 딱 서수지 톨게이트를 지나고 있어서 말했더니

엄마가 톨게이트 지나서 아무데서나 제일 빠른 데로 빠져나오라고 했다.

(운전 초보인 나한테는 상상할 수 없던 방법이었다... 엄마 감사합니다.. )

 

다행히 톨게이트를 지나니 바로 광교로 빠지는 곳이 나왔고 사실 그 순간에도 나는 차가 멈출까 봐

너무 무서웠다 ㅠㅠㅠㅠ... 

 

 

(급) 결론은 광교로 빠져나와 제일 가까운 주유소에서 주유를 하고 천천히 안전하게 집에 돌아왔다..

진짜 무서웠는데 다행히 다른데 민폐 끼치진 않아서 다행이다.. 많은 걸 배운 하루였다..

 

* 주유는 항상 체크 (특히 장거리 운전 시)

* 차 뺄 때는 후방 말고도 전방도 확인 체크